제목: 13년 전의 소중한 함선교사님과의 만남과 다시 뵐 기쁨을 생각하며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만남들을 갖습니다. 때로는 너무나 소중한 만남들, 그러나 때로는 아쉽고 슬픈 만남들을 갖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과거의 그 소중했던 만남들의 의미와 기쁨을 종종 망각하며 살아갈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프고 쓰라린 만남들에 대한 기억과 상처를 부둥켜 안고 살면서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있지나 않은지 한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함선교사님을 알게 된 것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때 서울의 한 개척교회에서 협동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던 나는 교회가 함 선교사님을 후원하고 있었기에 기회가 되어 그 해 5월 함선교사님이 사역하고 계시던 필리핀을 일주일 동안 방문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꽤 오래 전이라 기억이 잘 안 나는 부분도 있지만 그 일주일 동안 나는 선교사님과 함께 당시 선교사님이 사역하고 계시던 마닐라 북쪽 바귀오라는 곳과 선교사님이 과거에 사역하셨던 민다나오 섬을 둘러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서울로 돌아오기 전날은 바로 목사님의 딸들이 거주하고 있었던 마닐라의 기숙사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듣자 하니 너무나 감사하게도 이 세 딸들이 지금은 다 장성하여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미국의 좋은 크리스찬 대학들에서 전액 장학금으로 공부를 하고 지금은 모두 풀타임 사역자로 사역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그 짧은 일주일의 기간이었지만 그 기간은 내게 있어서 참으로 큰 도전이었고 감동이었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을 너무나 사랑하시던 함선교사님의 모습에서 그리고 모든 것을 기도하면서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해결해 나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참 선교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 해 서울에 있는 어느 신학대학원에 진학을 했고, 다른 교회로 사역지를 옮기면서 함선교사님과는 연락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나는 캐나다로 왔고 이곳에서 사역하다가 교회를 개척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우리가 비록 작은 개척교회이지만 선교하는 일에 적게 나마라도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기도하던 끝에 생각난 분이 바로 함선교사님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소속되어있던 바울선교회를 통해서 함선교사님이 멕시코에서 사역하고 계신 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급하게 연락을 했더니 매우 반가워하셨습니다. 그것이 2008년 12월이니까 실로 약 13년 만에 다시 연락을 갖게 된 것이죠. 이렇게 해서 우리 교회는 함선교사님에게 선교후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마침 선교사님은 높은 환율로 인해 선교후원비가 1/3이상 줄어서 사시던 거처마저 나오시고 교회에서 생활하시는데 부엌시설이 없어서 여자화장실에 변기가 두 개인데 그 중 하나를 덮고 그 옆에 취사도구를 두고 생활하고 있으시다면서 우리 교회의 적은 후원이지만 참으로 감사하다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랐던 것은 나중에 선교비를 보내드리고 난 뒤 그 선교비를 고스란히 멕시코 현지인 신학생의 장학금으로 사용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적은 액수이지만 목사님 자신을 위해 사용하셨으면 했는데 선교사님은 그것보다 현지인을 섬기는 일이 먼저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13년 전 필리핀에서 보았던 선교사님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당신의 생활비가 없으면 밥에 고추장만 갖고 식사를 하시면서도 필리핀 영혼들을 제자양육하고 사역하는 데는 늘 우선순위를 두시던 그 모습을 기억합니다.
이제 그 선교사님을 13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이번에 부흥사경회를 개최하게 되었는데 선교사님께서 흔쾌히 와 주시겠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만나 뵐게 될 것을 생각하니까 너무나 기대가 되고 설레입니다.
예전에 필리핀에 갔을 때도 늘 기도하시면서 하나님을 의지하시고 현지인들을 사랑하시던 선교사님이셨던지라 참으로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도우시는 손길을 경험하신 간증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세월은 흘러 비록 은퇴하셨지만 그 이후의 13년 동안 또 얼마나 많은 하나님과 사이에서의 아름다운 일들을 간직하시고 계실까 생각합니다. 저는 어서 빨리 그 말씀들을 듣고 싶고 우리 교회의 성도님들 뿐만 아니라 모쪼록 이곳 캘거리의 많은 분들이 선교사님의 20년 선교사역을 통해 경험하신 그 놀라운 이야기들을 듣고 많은 감동을 받게 되시기를 그리고 우리의 인생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과 도전을 얻게 되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앞으로 함선교사님과 더욱 더 소중한 만남과 대화를 이어가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이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혹 잊혀져 있는 과거의 소중한 분과의 만남을 오늘의 만남으로 다시 살려 보시지는 않으시겠습니까